- 한화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백업들은 대박 치고 하주석 캠프 탈락, 또 반전은 있을까
- 출처:스포티비뉴스|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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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석(31·한화)은 오랜 기간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고, 또 그렇게 활약을 했던 선수다. 입단 당시의 어마어마한 기대치를 다 채우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한 팀의 주전 유격수로 눈높이를 낮추면 그럭저럭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였다.
연봉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하주석은 2018년 첫 억대 연봉(1억2000만 원)에 진입한 뒤 이후 2023년까지 6년 연속 억대 연봉자의 타이틀을 지켰다. 2022년에는 2억 원대 진입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이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5년이 시작된 지금, 예전에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화는 21일 호주 멜버른 전지훈련에 참가할 총 61명(선수 45명·코칭스태프 9명·트레이닝 코치 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한화는 22일 호주로 출국한 뒤 현지 적응을 거친 뒤 25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2월 19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으로 2월 14일부터 16일까지는 사흘 연속 호주 대표팀과 연습 경기도 잡혀 있다. 19일 귀국한 뒤 21일 다시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꾸린다.
1차 캠프 선수단 45명은 타 팀에 비해 대규모다. 지난해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또한 대규모로 진행했던 기억이 있는 한화로서는 지난해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 체제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 전 한화와는 큰 접점이 없었고, 이에 여러 선수들을 감독 앞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 그런데 신인 선수들까지 대거 낀 이 명단에 하주석의 이름은 없었다.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경력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행사한 하주석은 시장의 냉랭한 반응을 확인하며 결국 한화에 남았다. FA 계약이 여의치 않자 사인 앤드 트레이드까지 시도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애를 썼지만 결과적으로 협상이 잘 풀리지 않았다. 하주석은 결국 1년 최대 1억1000만 원을 받기로 하며 한화에 남았다. 그마저도 옵션 2000만 원이 있어 보장액은 9000만 원이다. 하주석의 지난해 연봉은 7000만 원이었는데 사실상 연봉 계약과 다름없는 FA 계약이 됐다.
그래도 캠프 출발 전 계약이 끝났기에 캠프에 합류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뛸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캠프 명단이 결정될 시점에 계약이 이뤄진 측면이 있고, 심우준이라는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FA로 데려온 마당에 하주석보다는 다른 야수들의 잠재력을 테스트하는 게 더 나은 방안이라 여겼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주석은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선수로서는 답답한 시기가 이어지고 있을 법하다.
반대로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하주석과 경쟁하는 위치였던 내야수 이도윤과 황영묵은 연봉 협상에서 기분 좋게 도장을 찍고 호주로 향한다. 한화가 21일 발표한 재계약 대상자 연봉 현황을 보면 이도윤은 지난해 7500만 원에서 3500만 원(47%)이 오른 1억1000만 원에 2025년도 연봉 협상을 마쳤다. 생애 첫 억대 연봉 타이틀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황영묵 또한 3000만 원에서 8300만 원으로 5300만 원(177%)이 올라 재계약 대상자 중에서는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년 한화의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은 이도윤은 오랜 기간 하주석의 백업 선수였다.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시간이 꽤 길었고,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은 2021년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하주석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2022년 80경기에 나갔고, 하주석의 음주운전 파문을 틈타 2023년 106경기에 나가며 데뷔 9년 만에 한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을 이뤘다.
그간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하다는 꼬리표가 있었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으로 벤치의 신임을 샀다. 이도윤은 지난해 134경기에 나가 타율 0.277, 46타점을 기록하면서 공격적으로는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심우준의 영입으로 날벼락을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화 내야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억대 연봉으로 그 기대치를 입증했다.
지난해 한화 내야의 돌풍을 일으키며 김경문 감독의 칭찬을 한몸에 받았던 황영묵도 하주석을 추월할 기세다.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해 독립야구단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던 황영묵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깜짝 지명을 받은 것에 이어 지난해 활약으로 독립리그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렸다. 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0.301, 3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내야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올해도 한화 내야 판도의 다크호스로 뽑힌다.
다만 아직 모든 경쟁이 끝난 건 아니다. 1차 캠프에 갔다고 해서 2차 캠프에 간다는 보장은 없다. 2차 캠프는 실전 위주의 캠프이기에 너무 많은 인원도 곤란하다. 선수들의 개별 출전 시간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군 캠프에서 좋은 평가가 있다면 오키나와로 언제든지 올 수 있다. 보통 코칭스태프는 1·2군 긴장감과 2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2군 추천을 받아 최소 1~2명은 2차 캠프에서 기량을 직접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즉시전력감 전력이 있는 하주석도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여건이다. 반전에 반전이, 또 반전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는 선수들에게 잔인한 일이지만, 구단으로서는 그만큼 건전한 경쟁이 이뤄진다는 것이니 나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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