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나절 동안 FA 계약 4건 처리한 '괴력의 협상술', 류현진과 FA '빅4'가 진짜 협상...언제쯤 결론낼까?
- 출처:스포츠조선|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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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즉 FA ‘빅4‘는 모두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다. 지난 시즌 후 FA 신분으로 3개월 가까이를 보낸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부터 보라스의 고객으로 12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빅4‘는 물론 류현진도 언제 다음 시즌 계약이 이뤄질 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다. 1월도 거의 저물어가고, 다음 달 중순이면 각 구단의 스프링트레이닝이 개막한다. 지금까지 계약이 미뤄지는 이유는 오퍼가 없거나, 있어도 입장차가 큰 두 경우 중 하나다.
그런데 보라스가 하루 4건의 FA 계약을 성사시키며 ‘슈퍼 협상술‘의 면모를 드러내 관심을 모은다.
때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이다. 바로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2024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발표가 있던 날이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가 전한 그날 보라스의 하루를 들여다 봤다.
보라스는 이날 낮 자신의 집이 있는 뉴포트 비치에서 2시간 가량 차를 몰고 LA에 살고 있는 애드리언 벨트레를 찾아갔다. 보라스 코포레이션 부사장인 마이크 피오레가 동행했다.
차로 가는 동안 보라스는 회사 직원과 통화하며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과 LA 다저스의 1년 1100만달러 계약을 마무리했다. 대략적인 조건에 이미 합의한 상태에서 다저스가 제시한 인센티브 및 옵션 조항을 직원과 검토해 OK한 것이었다.
벨트레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워싱턴 내셔널스 단장 마이크 리조와 전화 협상을 통해 외야수 조이 갈로의 계약 조건을 확정했다. 1년 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이를 갈로에게 ‘컨펌‘을 받은 뒤 계약을 공식화했다.
벨트레의 사무실로 옮겨서는 때마침 와있던 좌완 투수 맷 무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페리 미나시안 LA 에인절스 단장과 통화하며 1년 900만달러의 조건을 듣고 이를 무어에게 전달해 승인을 받아냈다.
이어 명예의 전당 발표 1시간 전 이번에는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 마크 아타나시오와 전화 연결이 됐다. 1루수 리스 호스킨스에 대한 요구 조건을 들은 아타나시오가 2년 3400만달러로 수정 제시한 오퍼를 20분 동안 논의했다.
그 순간 명예의 전당 헌액자 발표가 났다. 벨트레(95.1%)가 조 마우어(76.1%), 토드 헬튼(79.7%)과 함께 2024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은 오는 7월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위치한 명예의 전당에서 헌액식을 갖는다.
이 가운데 보라스와 오랜 기간 고객과 에이전트로 깊은 인연을 맺어 온 선수가 바로 벨트레다. 벨트레와 그의 가족과 기쁨을 함께 하며 눈물까지 흘린 보라스는 잠시 후 벨트레 집 뒷마당으로 가 호스킨스와 통화한 뒤 계약을 공식화했다.
이날 반나절 동안 4건의 FA 계약을 완료하고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헌액이라는 경사까지 접한 보라스는 나이팅게일 기자에게 "애드리언의 헌액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가 17세일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그와 그의 가족 모두 기쁨을 함께 했다. 나에게 말좀 하라고 했는데 눈물이 나더라"라고 밝혔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기사에서 ‘스캇 보라스는 43년간의 에이전트 커리어 동안 기억에 남는 날들이 꽤 있을테지만, 이날처럼 감격적이고 바빴던 날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보라스의 하루가 매번 이처럼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공치는 날도 허다하다. FA 시장은 예측불허다. 언제 어떤 전화가 걸려올 지,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 지 모른다.
이날 4건의 FA 계약은 모두 4000만달러 이하의 ‘중저가‘였다. 류현진도 이들과 비슷한 ‘2급(second tier)‘이지만, 시장 수요가 높은 베테랑 선발투수다. 보라스는 분명 복수의 오퍼를 받아놨을 것이고, 류현진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빅4‘도 마찬가지다.
계약의 규모만 다를 뿐 오퍼를 하나도 받지 못했을 리 만무하다. 당장 누가 어떤 소식을 전해줄 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하루에 4건을 해결한 보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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