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에도 VAR을 좀 도입했으면 좋겠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레전드로 현재 천안시 축구단을 지휘하고 있는 김태영 감독은 FC 안양과 FA컵 2라운드를 마치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기 내내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잠긴 채였다.

천안은 27일 안양과 2021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소화했다. 천안은 다섯 골을 몰아친 안양에 1-5로 패하며 3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김태영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은 결과가 아니었다. 프로팀과 맞대결이기에 패배라는 결과는 어느 정도 감수하고 예상했던 점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나왔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그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김태영 감독의 호소는 ‘우리 팀에 더 유리하게 봐 달라’는 게 아니다. 양 팀에 공평하게 봐 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명확한 판정을 당부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VAR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VAR이 운영되지 않는 FA컵에선 그럴 때마다 아쉬운 판정이 나올 수 있기에 대회에도 VAR을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날 천안뿐 아니라 안양의 벤치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자주 터져 나왔다. 천안 관계자는 “양 팀 모두 불만이 있었다. 오죽하면 기자회견이 끝나고 감독님이 따로 취재진에 호소를 하셨을까 싶다. 판정에 불만이 생기다보니 선수들도 점점 거칠어진 면이 있었다. 감독님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을 정도로 속이 상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FA컵은 프로부터 아마추어 팀까지 모두 참가하는 대회다. 박재현 고양시민축구단 감독이 이야기했듯 프로가 아닌 선수들에게 FA컵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자리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FA컵을 권위 있는 대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좋은 경기를 만들고자 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판정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시비를 줄이는 것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