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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감독 "쓴 보약, 아주 세게 먹었다..새 시즌 분발하겠다"
출처:뉴스1|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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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토리를 빚어냈던 2020시즌 K리그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가 김남일(44) 성남FC 감독이 잔류를 확정짓던 경기에서 흘린 눈물이었다.

현역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말투, ‘진공청소기‘라 불리던 플레이 스타일로 강인한 상남자 이미지를 줬던 김남일 감독이기에 생존했다는 안도 속에서 쏟아지던 그의 눈물은 많은 K리그 팬들에게 회자됐다.

혹독한 감독 신고식이었다. 중국 장쑤 쑤닝에서 최용수 감독을, 국가대표팀에서 신태용 감독을 코치로 보좌하며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던 김남일 감독은 2020시즌 성남FC의 지휘봉을 잡고 데뷔 무대를 가졌다.

워낙 이름값 뛰어난 스타플레이어의 지도자 변신이었고 특히 개막 후 첫 4경기서 2승2무를 이끌며 ‘이달의 감독상‘을 받는 등 초반 순항했던 김남일이라 스포트라이트는 더 많아졌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며 팀이 흔들리더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하위 스플릿(파이널 B그룹)으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추락을 거듭, 강등 직전까지 밀렸다.

그랬던 성남은 지난해 10월31일 부산아이파크를 2-1로 꺾으면서 어렵사리 잔류에 성공했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 감독은 선수들과 뒤엉켜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많았던 방증이다.

당연히 2021시즌을 바라보는 김남일 감독의 마음가짐은 절치부심 그 자체다. 지난 4일부터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을 시작했다는 김 감독은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보약을 너무 세게 먹은 것 같다"는 김남일스러운 표현으로 쓴 경험을 했다는 뜻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제주도에도 눈이 내리고 있다고 전한 김 감독은 "날씨가 아주 변덕스럽다. 눈이 많이 온다. 너무 추운데, 그래도 해야 한다. 오전에 이미 훈련을 하고 왔다"고 웃은 뒤 "감독으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러나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이젠 절대 그런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고 반성과 함께 각오를 피력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준 덕분에 마지막에는 다행스러운 결과를 받은 것 같다. 인내해주고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처음 제주도에 모여 선수들에게 말한 것은, 특별한 것 없다. 지난해 우리가 부족했던 것들을 동계훈련을 통해 보완해서 새 시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내용이다. 첫해 보약을 아주 세게 먹었다. 올해는 분발하겠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원래 말수가 많지는 않은 김 감독이지만 보다 신중한 태도로 2021시즌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이제는 진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느끼고 있는 김 감독이다. 하지만 판 전체에 가미될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설렘과 기대감이 섞였다.

그는 "올 시즌은 더 치열하면서 동시에 아주 재밌는 볼거리들이 많을 것 같다. 홍명보 감독님의 울산이나 김상식 감독님의 전북 그리고 박진섭 감독님의 서울 등 사령탑이 많이 바뀌어서 판세가 어떻게 돌아갈지 나도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과 인연이 깊은 감독들이 많아 승부욕도 생긴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함께 쓴 선배고, 김상식 감독은 김남일이 K리그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던 2014년 전북 현대에서 코치와 선수로 연을 맺었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동갑내기다.

김남일 감독은 "현역 때 같이 뛴 분들과 감독으로 만나게 된다. 기대도 되고 재밌을 것 같다"면서도 "재밌는 만남이지만, 절대 지고 싶지는 않다"고 승부욕도 내비쳤다.

끝으로 김 감독은 "지난해 홈에서 특히 승률이 좋지 않아서 면목이 없었다. 올해는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작년에 정말 많이 느꼈다. 팬들이 계신 것과 그렇지 않은 차이가 너무 크더라. 올해는 (코로나19가 안정돼)보다 많은 시간 팬들과 함께 했으면 싶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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