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수원은 1무1패(승점 1)로 조 3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큰 의미가 있었다. 박건하 감독 부임 이후 K리그1(1부) 무대에서부터 줄곧 활용한 스리백을 기본으로 한 전술과 젊은 선수들의 분전이 어우러진 합작품이었다.

수원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객관적 전력에서 뒤진다는 예상을 뒤집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3-5-2 시스템을 가동한 수원은 아담 타가트, 도일 헨리, 염기훈 등 공수의 핵심자원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탄탄한 수비력을 토대로 상대의 막강한 화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뿐이 아니다. 공격에서도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광저우 에버그란데보다 더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고, 볼 점유율에서도 앞서는 등 전반적으로 우세한 양상을 보였다. 결정적 한방이 아쉬웠을 따름이다.

올 시즌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계속됐다. 박상혁, 김태환, 고승범 등이 재능을 발휘했다. 아직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상빈을 후반 교체로 투입하는 등 과감한 선택을 했지만 탄탄한 조직력 덕분인지 큰 흔들림은 없었다.

수원은 남은 2경기를 통해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G조에선 조호루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의 불참으로 3팀이 경쟁한다. 다음달 1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재격돌하고, 4일 비셀 고베(일본)와 맞붙는다. 2경기에서 1승 이상을 거둬야 조별리그 통과가 가능하다. 현재의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