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프로스포츠에 나서는 구단들은 꽉 짜인 일정 속에 계획적인 훈련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나간다. 이 때문에 예상치 못한 악재로 경기 일정이 들쑥날쑥해지는 것은 치명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파에 휩싸여 있는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등 네 팀은 2월 초 대회 개막에 맞춰 선수단 컨디션을 끌어올렸다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K리그 개막이 연기되고 ACL 일정까지 수차례 변경되며 직격타를 맞았다.

결국 이 여파가 ACL 초반 K리그 구단들의 부진으로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다. 전북 현대는 4일 호주 시드니 네스트라타 주빌리 경기장에서 열린 시드시FC와의 ACL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달 12일 원정으로 치른 요코하마와의 1차전에서 1-2로 패한 전북은 이날 2차전까지 패배할 경우 16강 진출 가능성이 대폭 낮아진다. 부담스러운 장거리 원정이지만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기에 전북은 미리 시드니로 출국해 현지에서 적응을 꾀했다. 그러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나선 경기에서 선수들은 끝내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은 부진한 경기력 속에 위기에 빠졌다. 후반 5분 상대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얻어냈지만 후반 11분 트렌트 부하지어(22)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30분에는 애덤 르폰드레(34)에게 페널티킥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특히 역전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수비수 최보경(32)이 핸드볼 파울에 이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허용했다.

다행히 지옥까지 떨어졌던 전북은 마지막 순간 살아났다. 후반 45분 무릴로(26)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흘렀고, 이를 문전에 있던 한교원(30)이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추가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전북의 조별리그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조 2위이긴 하지만 전적은 2경기 1무1패 승점 1로 남은 경기에서 선전해야만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강적인 상하이 상강과 2경기나 남아 있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은 전북만이 아니다. 하루 전 말레이시아 원정으로 경기를 치른 수원은 조호르FC에게 1-2로 충격패를 당했다. 지난달 비셀 고베와의 1차전 0-1 패배에 이은 2연패로 G조 최하위로 처져 있다. 수원 역시 강적 광저우 헝다와 2경기가 남아 있어 16강 전망이 어둡다.

남은 두 팀인 FC서울은 지난달 1차전에서 멜버른 빅토리에 1-0으로 승리했고, 울산 현대도 난적 FC 도쿄와 1-1로 비겨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다만, 두 팀은 코로나19 여파로 2차전이 대폭 뒤로 미뤄져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난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