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후반기 선발진 운영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최원준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콜 어빈으로 시작해 신인 최민석으로 끝나는 5선발 체제를 가동한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올스타 휴식기 훈련 첫날인 13일 잠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최원준의 불펜행 소식을 전하며 “최원준도 당연히 선발 욕심이 있을 텐데 우리 불펜에 힘을 좀 실어달라고 설득했다. 최원준은 불펜 경험도 있으니 일단 그렇게 후반기를 시작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력 불펜투수인 홍건희가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마무리 김택연-필승조 이영하로 이어지는 필승조 옵션을 강화하려는 변화다. 조 대행은 이어 “최원준은 승부가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해 1이닝 정도 막아주지 않을까 한다. 박신지도 실력이 굉장히 좋아진 만큼 필승조 뎁스를 두껍게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발진에도 변화가 있다. 후반기 출발선에서 5선발 자리에는 최민석이 들어간다. 조 대행은 또 외국인 투수 어빈과 잭 로그 사이에 곽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로테이션은 콜 어빈-곽빈-잭 로그-최승용-최민석 순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행은 “확실히 최민석은 불펜보다는 선발이 훨씬 매력적이다. 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고 최민석 본인에게도 그렇고 최민석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기는 좀 그렇다”고 했다. 다만 최민석을 주 2회씩 마운드에 올리지는 않을 예정이다. 조 대행은 “최민석은 선발이 처음이니까 관리를 좀 해주려고 한다. 최대한 화요일·일요일 경기에 다 걸리지는 않게 할 것이다. 만약 순서가 그렇게 걸렸는데 화요일 투구수가 너무 많다면 일요일 젊은 투수를 대체 선발 방식으로 기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빈은 후반기 첫 경기인 17일 인천 SSG전에 등판한다. 원래 어빈을 지난 8일 부산 롯데전에 등판시키려고 했으나 어빈이 몸 불편을 호소해 무산됐다. 조 대행은 “어빈이 제일 많이 쉬었으니까 제일 많이 던지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불편했던 부분이 지금은 괜찮다고 해서 선발 준비를 잘하고 있다”며 “어빈이 자신감을 보인다. 직전 경기(2일 잠실 삼성전)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쪽으로 공이 들어갔어서 그 쪽에 집중해 연습하고 있다. 어빈에게 계속 기대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