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났다' 이정후, 3일 연속 홈런 삭제되다니…분노의 다이빙캐치로 수비 실수 한방에 만회
- 출처:스포티비뉴스|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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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1300만 달러의 사나이‘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홈런을 아깝게 놓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10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수비에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이를 한방에 만회하는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다. 과연 이정후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인터리그 방문 경기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방문팀 샌프란시스코는 선발투수로 좌완 카일 해리슨을 내세우는 한편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닉 아메드(유격수)로 1~9번 타순을 구성했다.
홈팀 보스턴은 제런 듀란(중견수)-라파엘 데버스(3루수)-타일러 오닐(우익수)-롭 레프스나이더(좌익수)-코너 웡(포수)-개럿 쿠퍼(지명타자)-바비 달벡(1루수)-세단 라파엘라(유격수)-잭 쇼트(2루수)와 선발투수 우완 조슈아 윈코스키를 내세웠다.
경기 시작과 함께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부터 ‘대성통곡‘을 해야 했다. 윈코스키의 초구 96.4마일(155km) 포심 패스트볼을 때린 이정후는 중견수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고 만 것이다. 타구 속도는 103마일(166km)로 빨랐고 비거리는 400피트(122m)로 홈런성에 가까웠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10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인 오라클파크를 비롯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볼티모어 오리올스 홈 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신시내티 레즈 홈 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홈 구장), 에인절 스타디움(LA 에인절스 홈 구장), 다저스타디움(LA 다저스 홈 구장), PNC파크(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홈 구장), T-모바일파크(시애틀 매리너스 홈 구장), 내셔널스파크(워싱턴 내셔널스 홈 구장), 론디포파크(마이애미 말린스 홈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로 측정됐다.
이정후로선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었다. 지난 1일 보스턴전에서도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완투수 저스틴 슬레이튼의 90.6마일 커터를 때려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던 이정후는 끝내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는데 이는 26개 구장에서 홈런으로 기록될 타구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결국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샌프란시스코도 0-4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정후의 불운은 2일 보스턴과의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5회초 우완 커터 크로포드의 82마일 스위퍼를 공략한 이정후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아쉬움을 삼켰는데 이 타구는 14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펜스 구조가 독특한 펜웨이파크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에 만족했고 샌프란시스코 역시 2-6으로 패배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의 불운에 샌프란시스코도 기운을 잃었다. 1회초 2사 후 플로레스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콘포토가 2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쳐야 했다.
곧이어 샌프란시스코에 위기가 찾아왔다. 1회말 선발투수 해리슨의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데버스에 몸에 맞는 볼, 오닐에 볼넷, 웡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해리슨은 쿠퍼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으면서 실점 없이 위기를 넘어가는데 성공했다.
위기 뒤에는 기회라고 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2회초 1사 후 채프먼이 볼넷으로 출루한 샌프란시스코는 에스트라다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또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보스턴 역시 2회말 선두타자 달벡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라파엘라~쇼트~듀란이 모두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역시 득점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홈런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야스트렘스키가 우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1점을 선취했다. 야스트렘스키의 시즌 3호 홈런. 아메드가 1루수 플라이 아웃에 그쳐 이정후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두 번째 타석을 맞았고 이번에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볼카운트 1B 2S에서 윈코스키가 던진 4구째 89.1마일 커터를 때렸으나 이는 출루로 이어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솔레어의 좌전 안타로 겨우 불씨를 살렸지만 플로레스가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은 이루지 못했다.
보스턴도 반격했다. 3회말 선두타자 데버스가 중견수 이정후 앞으로 안타를 날리자 오닐이 좌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보스턴이 1-1 동점을 이룬 것이다. 레프스나이더도 볼넷을 골라 샌프란시스코의 위기가 고조됐으나 웡이 헛스윙 삼진 아웃, 쿠퍼가 3루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으면서 1-1 동점을 유지한채 3회말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공격에서 콘포토가 2루수 땅볼 아웃, 베일리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 채프먼이 1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다. 4회말 1사 후 라파엘라가 친 타구는 평범한 외야 플라이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으나 중견수 이정후가 햇빛에 타구 방향을 완전히 놓치면서 2루타를 허용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는 이정후의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쇼트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 2아웃째를 수확한 샌프란시스코는 듀란의 잘 맞은 타구에 식겁했으나 이번엔 중견수 이정후가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를 해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다이빙 캐치에 성공한 뒤 손을 땅에 내리치면서 기쁨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했다. 앞서 수비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한 분노와 호수비로 이를 만회한 기쁨이 뒤섞였다.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은 호수비였다.
양팀의 접전은 계속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5회초 에스트라가 3루수 땅볼 아웃, 야스트렘스키가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 아메드가 3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또 한번 삼자범퇴를 당했고 보스턴은 5회말 1사 후 오닐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레프스나이더가 2루수 병살타를 치면서 또 한번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정후는 1-1 동점이던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했고 이번엔 좌완투수 브렌넌 버나디노를 상대했으나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이었다. 볼카운트 1B에서 버나디노가 던진 2구 79.1마일 커브를 때린 결과였다. 샌프란시스코는 2사 후 플로레스가 중전 안타를 터뜨리기는 했지만 콘포토가 3루수 플라이 아웃에 그치는 바람에 득점을 해내지 못했다.
결국 5이닝 3피안타 5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막은 해리슨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우완 라이언 워커를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1사 후 쿠퍼가 중견수 이정후 앞으로 안타를 때렸으나 달벡이 삼진 아웃, 라파엘라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1-1 동점이 유지됐다.
이제 샌프란시스코가 도망갈 차례였다. 7회초 선두타자 베일리가 좌전 안타를 쳤고 채프먼 역시 좌전 안타를 날리면서 무사 1,3루 찬스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에스트라다의 우전 적시타로 3루주자 베일리가 득점하면서 2-1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보스턴이 좌완 캠 부저를 마운드에 올리자 샌프란시스코 역시 좌타자인 야스트렘스키 대신 우타자 오스틴 슬래터를 내세웠으나 슬래터는 삼진 아웃에 그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메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3-1 리드를 가져온 것이다. 이정후는 2사 1루 상황에 다시 타석을 맞았고 볼카운트 1B 1S에서 부저의 3구 94.6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때렸으나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출루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말 좌완투수 에릭 밀러를 구원투수로 투입했고 쇼트가 좌익수 파울 플라이 아웃, 듀란이 2루수 땅볼 아웃, 데버스가 헛스윙 삼진 아웃에 그치면서 3-1 리드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자 보스턴은 8회초 일본인 우완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우와사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결과는 삼자범퇴였다. 솔레어가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플로레스가 3루수 플라이 아웃, 콘포토가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각각 물러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말 오른손 옆구리투수 타일러 로저스를 마운드에 올렸고 윌리어 아브레유를 파울팁 삼진 아웃으로 잡는 등 또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보스턴의 추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9회초 베일리가 유격수 땅볼 아웃, 채프먼이 2루수 땅볼 아웃, 에스트라다가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 마무리투수 카밀로 도발을 마운드에 올렸다. 도발은 쿠퍼를 1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은데 이어 대타로 나온 리즈 맥과이어를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고 라파엘라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2점차 리드를 사수했다.
경기는 그렇게 샌프란시스코의 4-1 승리로 끝났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전적 15승 17패를 기록했다.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린 워커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째를 따냈고 밀러는 시즌 4호 홀드, 로저스는 시즌 6호 홀드, 도발은 시즌 6세이브째를 각각 따내는데 성공했다. 타선은 안타 6개를 합작했고 멀티히트를 친 선수는 없었다. 홈런을 때린 야스트렘스키를 비롯해 솔레어, 플로레스, 베일리, 채프먼, 에스트라다가 1안타씩 때렸다.
이날 홈런성 타구를 날리고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를 보여준 이정후는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시즌 타율은 .259에서 .250(116타수 29안타)로 하락하고 말았다. 올 시즌 30경기에 출전한 이정후의 성적은 타율 .250, 출루율 .310, 장타율 .328, OPS .638에 2홈런 7타점 2도루를 기록 중이다.
보스턴은 이날 패배로 18승 14패를 기록했다. 4안타 빈공에 그친 것이 패인이었다. 역시 멀티히트를 친 선수는 없었다. 데버스, 오닐, 쿠퍼, 라파엘라만 안타를 쳤을 뿐이다. 6회에 구원투수로 나온 잭 켈리가 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우와사와는 2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맞지 않으면서 삼진 1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보스턴과의 방문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하고 이제 필라델피아 원정길을 떠난다. 샌프란시스코의 다음 상대는 바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4일 오전 7시 40분부터 필라델피아의 홈 구장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필라델피아와 3연전을 치른다. 필라델피아는 3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샌프란시스코를 만난다. 올해 21승 1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는 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0.5경기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양팀의 3연전 첫 경기에 나설 선발투수는 샌프란시스코가 조던 힉스를, 필라델피아가 애런 놀라를 각각 내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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