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REVIEW]'대구의 봄' 원했지만 세징야 부상 이탈, 서울과 0-0 무승부…전북은 단독 꼴찌 유지
- 출처:스포티비뉴스|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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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에 봄이 왔지만, 분위기는 겨울과 같았다.
7일 대구의 DGB대구은행파크,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대구FC-FC서울의 맞대결은 여전히 뜨거웠다. 양팀 팬들이 출전 여부를 기다렸던 맨체스텅 유나이티드 출신의 ‘피리부는 사나이‘ 제시 린가드는 출전 명단에서 완전히 빠졌지만, 1만 2,088명의 관중은 따사로운 햇살을 두고 축구를 즐겼다.
하지만, 홈팀 대구를 감싸는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5라운드까지 1승1무3패, 승점 4점으로 11위였다. 무승의 전북 현대가 예상 밖의 꼴찌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직전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던 대구다. 대구의 부흥기를 오래 이끌었던 ‘1989년생‘ 세징야는 과거의 세징야가 아니었다. 높이의 에드가도 부상을 겪고 돌아왔고 올 시즌 1골에 그치고 있다.
경기 전 최원권 대구 감독은 "피할 수 없다. 강원전 종료 후 팬들에게 직접 말했지만, 사퇴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만두는 게 가장 쉽다"라며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쉬운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에 대한 사랑이 정말 크다. 아직은 아니다. 대구를 위해 제가 해야할 일이 있다. 지금 새 감독이 온다고 절대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고, 제가 좀더 책임지고 하겠다고, 언제든 대구에 제가 필요없다고 느껴지면 나간다"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선수들이 입장하자 대구 서포터들이 위치한 남측 관중석 뒤에서는 현수막이 올라왔다. 최 감독에게 사퇴를 권하는 글이었다. 조광래 대표이사에게도 결단을 요구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승리 사냥을 위해서는 육체, 정신 모두 걸라는 팬들의 격문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전반 20분까지 겨우 슈팅 1개, 서울은 0개였다. 서로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서울은 김기동 체제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지만, 대구는 없는 살림에서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중이다.
악재도 있었다. 18분 볼 경합 과정에서 에드가가 기성용에게 채여 쓰러졌다. 다시 뛰려고 일어섰지만, 결국 벤치로 물러났다. 공격의 핵 세징야를 잃은 대구 공격의 위력은 반감됐다. 페널티지역 안까지 볼이 연결되도 서울 수비에 걸려 잘리기 다반사였다.
기자석 근처 관중석에서는 "위 아 대구"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는 애처로웠다. 골은 고사하고 수비에서도 서울의 압박에 애를 먹으니 세징야에게 부상을 입힌 기성용이 볼을 잡으면 야유를 보내도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반 19분 서울의 조영욱이 먼저 골망을 흔들자 대팍의 서울 원정팬만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다. 그렇지만, 이내 대구 팬들의 함성이 나왔다. 기성용이 조영욱에게 패스하기 직전 대구 박세진이 볼 경합 과정에서 수비에게 차여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VAR)에서 공격자 파울로 골이 취소 됐다.
치열한 수싸움에서 누가 더 봄을 즐기느냐가 관건이었다. 대구는 32분 에드가를 빼고 안창민을 투입했다. 그러자 2분 뒤 서울도 박동진과 김신진을 넣었다. 딱 한 골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양팀의 경기 운영 방식이라면 딱 한 골 승부였다.
후반 44분 서울 윌리안이 박세진을 팔꿈치로 가격해 경고를 받았다. 분노한 대구 공수겸장 김진혁은 윌리안에게 따져 물었다. 박세진의 얼굴에는 출혈이 보였다. 닦아내고 뛰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다. 승리만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최종 결과는 0-0 무승부, 마지막 홍철의 프리킥이 골대 위로 지나가면서 대구는 승점 5점으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9점)은 어렵게 승점을 벌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헤어진 전북 현대(3점)가 강원FC(9점)에 2-3으로 완패, 꼴찌는 아닌 대구다. 아직 봄을 맞기에는 해동이 덜 된 것 같은 대구 경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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