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니어 테니스 평정했던 그녀들, 과연 껍질을 깰 수 있을까
출처:CBS 노컷뉴스|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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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주니어 테니스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바야흐로 껍질을 깨고 비상을 꿈꾸고 있다. 파워 테니스의 대명사 이은혜(22)와 끈질긴 수비의 백다연(20·이상 NH농협은행)이다.

둘은 23일 경기도 고양시 농협대학교 올원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NH농협은행 국제테니스연맹(ITF) 국제여자테니스투어대회‘(총상금 2만5000 달러) 복식 1회전에서 클라라 블라셀라르(벨기에)-양오이디(중국)를 눌렀다 매치 타이 브레이크 끝에 2 대 1(6-1 3-6 10-8)로 이겼다.

3년 만에 열린 이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이은혜-백다연은 팀 선배 최지희-오마에 아키코와 호소키 유카-가와기시 나나(이상 일본)의 16강전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하마터면 질 뻔한 경기였다. 이은혜-백다연은 1세트를 손쉽게 따냈지만 2세트를 내줬다. 매치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0 대 3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집중력을 발휘해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후 이은혜는 "홈 코트에서 오랜만에 대회를 해서 긴장도 되고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면서 "마지막에 0 대 3, 2 대 4로 뒤질 때도 질 것 같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다운 더 라인 발리가 잘 되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백다연도 "중국, 벨기에 선수들에 힘들게 이겼다"고 혀를 내둘렀다.

둘은 모두 고교 시절 국내 랭킹 1위를 찍은 유망주 출신이다. 이은혜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연상케 하는 당당한 체구에 힘이 넘치는 스트로크로 2015년 국내 최고 권위의 주니어 대회인 장호배에서 사상 첫 중학생 우승을 차지했다. 백다연은 장호배에서 사상 최초 4회 연속 우승을 거두는 등 날렵한 동작으로 ‘백번 다 연결한다‘는 별명이 있을 만큼 수비 귀신으로 통했다.

이은혜는 2019년 실업 데뷔 시즌부터 1, 2차 실업연맹전을 제패하고 2020년 국내 강자들이 총출동한 안동오픈 정상에 올랐다. ITF 서킷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0년 골반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지난해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9개월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

이은혜는 "더 빨리 올라오고 싶은 마음에 급하다 보니 삐끗하는 경우가 적잖았다"고 힘든 재활 기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다행히 부상 동안 코로나19로 대회가 많이 없었다"면서 "이제 70% 몸 상태인데 건강하게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다연도 고민과 과제가 있다. 올해 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에서 중앙여고 직속 2년 선배 이은혜를 꺾고 정상에 오르고 2차 실업연맹전 3관왕에 올랐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다연은 "베이스 라인 뒤에서 하는 플레이는 국내에서는 통하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안 되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 시절 둘을 스카우트한 박용국 대한테니스협회 전무는 "이은혜는 힘이 좋고 백다연은 좋은 눈과 빠른 발을 갖췄다"면서도 "그러나 주니어 시절과 달리 성인 무대에서는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부상 방지 등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세계적 흐름은 공격적인 테니스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다연은 "더 앞으로 적극적으로 붙어서 하는 플레이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어 "랭킹 포인트를 더 쌓아서 아시안게임은 물론 그랜드 슬램 등 큰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국 주니어 테니스를 평정했던 이은혜와 백다연. 과연 껍질을 깨고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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