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블로킹' 흥국생명 김채연... 3연승 이끌었다
출처:오마이뉴스|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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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5일 페퍼저축은행전 6블로킹 포함 11득점으로 3-1 승리 견인

흥국생명이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25-22,23-25,26-24)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KGC인삼공사를 3-0으로 꺾은 데 이어 페퍼저축은행에게도 승리하면서 최근 3경기에서 승점 9점을 적립했다(6승12패,승점 18점).

흥국생명은 48.95% 공격점유율을 책임진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47.14%의 성공률로 36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미연이 10득점,이주아가 8득점, 교체 투입된 최윤이가 5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부터 흥국생명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채연은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6개의 블로킹과 함께 11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주아 입단 후 벤치로 밀려난 신인왕 출신 센터

 


2016-2017 시즌까지 김수지(기업은행)와 김나희로 센터진을 꾸렸던 흥국생명은 2017년 FA시장에서 김수지가 팀을 떠나면서 중앙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당시 흥국생명이 김수지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김수지의 보상선수로 센터 포지션의 선수를 지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김수지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선수는 은퇴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남지연 리베로였다.

흥국생명은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오른쪽 공격수로 활약하던 정시영(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을 센터로 변신시켰다. 정시영은 180cm로 신장은 크지 않지만 포지션 대비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춘 선수로 충분히 센터 역할을 소화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김나희와 정시영으로 구성된 흥국생명의 새로운 센터조합은 높이에서 큰 약점을 드러냈고 언제나 상대 중앙공격수들의 집중공략을 당했다.

흥국생명 센터진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박미희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입단한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 출신의 신인 김채연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루키 시즌 28경기에서 109득점을 기록한 김채연은 대형신인이 많지 않았던 2017-2018 시즌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이원정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2017-2018 시즌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차세대 주전센터 자원을 발굴하는 성과가 있었다.

흔히 전 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다음 시즌 주전으로 도약하거나 최소 주전경쟁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채연은 2년 차 시즌 출전 경기 수가 28경기에서 19경기, 득점이 109점에서 29점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흥국생명이 2018년 FA시장에서 베테랑 센터 김세영을 영입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원곡고 출신의 여고생 국가대표 센터 이주아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김채연이 백업으로 밀려난 2018-2019 시즌 흥국생명은 ‘여제‘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이 활약하던 2006-2007 시즌 이후 12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채연을 제치고 흥국생명의 새로운 주전센터로 활약한 이주아는 28경기에서 149득점을 올리며 루키 시즌 챔피언 반지와 함께 정지윤(현대건설)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 이주아가 등장하면서 김채연은 배구팬들에게 빠르게 잊히고 말았다.

김세영 은퇴 후 주전 재도약, 흥국생명 상승세 견인



김채연은 3년 차 시즌이었던 2019-2020 시즌 22경기에서 단 19득점을 올리며 원포인트 블로커 신세로 전락했다. 김연경과 이다영(PAOK)이 가세하면서 ‘레알 흥국‘으로 불렸던 2020-2021 시즌에는 이주아의 슬럼프와 김세영의 부상으로 27경기에서 59득점을 기록하며 출전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차세대 주전으로 불리며 신인왕을 받았던 시절에 비하면 여전히 상황이 초라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흥국생명의 백업센터로 자리를 굳혀 가던 김채연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김세영이 은퇴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흥국생명은 김세영의 은퇴로 약해진 센터진을 보강하기 위해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활약하던 변지수를 영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로 중앙여고의 전현경을 지명했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은 모두 프로에서의 경험이나 경기감각에서 단기간에 김채연을 따라잡긴 힘들었다.

프로 5년 차가 된 김채연은 이번 시즌 이주아와 함께 흥국생명의 주전센터로 나서고 있다. 3라운드까지 흥국생명이 치른 18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채연은 33.59%의 공격성공률과 세트당0.39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74득점을 올리고 있다. 팀 동료 이주아(125득점)는 물론, 페퍼저축은행의 하혜진(103득점), 해가 바뀌면 42세가 되는 노장 정대영(107득점)도 세 자리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채연의 활약은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김채연은 2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통해 흥국생명의 주전센터다운 활약을 톡톡히 해냈다. 공격성공률은 41.67%로 중앙공격수로는 평범한 편이었지만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페퍼저축은행 공격의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특히 4세트 21-2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의 주공격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의 후위공격을 잡아내는 동점 블로킹은 단연 압권이었다.

지난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김연경과 쌍둥이 자매,김세영까지 주전 4명이 한꺼번에 빠진 흥국생명은 승점 18점으로 여전히 4위 KGC인삼공사(33점)에게 15점이나 뒤져 있다. 시즌 개막 후 15경기를 3승12패로 시작한 게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하며 3연승으로 3라운드 일정을 마쳤고 상승세의 중심엔 흥국생명의 주전센터로 완전히 자리 잡은 김채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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