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홈' 없는 KT의 가을야구…박경수의 바람 “고척으로 모입시다”
- 출처:스포츠경향|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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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설움의 구단이었다. 2014년 창단해 2군에서 시즌을 보낸 뒤 2015년 1군에 합류했지만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2018년에도 꼴찌는 벗어났지만 1년 내내 탈꼴찌 전쟁을 치르다 9위를 했다.
신생 구단에 야구도 못하니 팬도 많지 않았다. KT 선수들은 떨어지는 자존감을 붙잡고 야구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KT가 가장 야구를 못할 때 주장이었던 박경수(37·KT)는 “무시당한 시절이 있었다. 다들 KT랑 언제 붙나 기다리고 페이스 떨어진 선수들도 우리 경기에는 일부러 나오고 그런 모습들이 우리 눈에 다 보일 때가 있었다”며 “작년부터 울보라고 놀림 많이 받았다. 눈물이 나오는 걸 어떡하나. 우승했을 때도 그런 옛날 일들이 다 떠올랐다”고 털어놓았다. 박경수는 KT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해에도, 정규시즌을 우승해버린 올시즌에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때 KBO리그의 찬밥이었던 KT가 올해는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되고자 나선다. 그런데 홈그라운드에서 홈팬들과 함께 할 수가 없다.
KT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덮은 시즌, 사상 최초로 시범경기가 완전히 취소되고 정규시즌이 5월에야 문을 열면서 포스트시즌이 11월에 시작됐다. 추위로 인해 하필 플레이오프부터는 중립구장인 고척돔에서 진행됐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T의 팬들은 꿈에 그렸던 첫 가을야구를 수원에서 볼 수가 없었다. 그나마 거리두기로 인해 관중도 일부만 수용해 KT는 소규모 응원 속에 첫 가을야구를 치렀다.
올해는 무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결전을 앞두고 있다. 장소는 또 고척 돔이다.

전반기 리그 중단과 올림픽 휴식기로 포스트시즌 시작이 미뤄지면서 가을야구를 11월에 하고 있다. 추위로 인해 11월15일 이후 일정부터는 고척 돔에서 치르기로 한 이번 가을야구는 플레이오프까지도 각 팀 홈 구장에서 치렀으나 또 하필 한국시리즈만 고척 돔에서 치르게 됐다. 설움의 세월을 지나 2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가 올해는 최고의 무대에 서게 됐지만 KT 선수들은 홈 구장에서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올해도 누리기 어렵게 됐다. KT 선수들은 심지어 올시즌 가장 치열했던 경기, 1위 결정전조차 대구에서 치렀다.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고척 돔에 관중 100%가 입장할 수 있다. KT 선수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KT 관중석의 모습을 기대한다.
박경수는 “홈 구장에서, 팬들 앞에서 가을야구 하지 못한다는 것이 많이 아쉽기는 하다. (포스트시즌) 잠실 경기를 봤는데 가득 차 있었다. 우리 홈구장에서 한국시리즈 했다면 저 위 꼭대기까지 가득 찼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1위를 했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니 앞으로 강팀으로 자리를 잡고 가을야구를 계속하면 빠른 시간 안에 수원에서 홈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올해는 고척 돔에서지만 다같이 행복하게 끝낼 수 있게 하겠다. 대구에서 1위 결정전 할 때 정말 딱 한 블럭만 우리 팬들이었다. 사방이 파란색인데 거기서 꿋꿋하게 끝까지 응원해주셨고 그것이 정말 큰 힘이 됐다. 고척에는 훨씬 많은 팬들이 오실 거라 믿고 준비 잘 해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하겠다. 많이 오실 거라 생각한다. 많이 오셔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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