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리그 ‘여고생 돌풍’ 이다현 “신인왕 욕심 나요”
- 출처:한국일보|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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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배구 코트에 여고생 돌풍이 거세다. 현대건설 새내기 센터 이다현(18)이 주인공이다.
이다현은 9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8득점 하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일 리그 1위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는 4세트에 교체 투입돼 6연속 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이다현은 10일 본보 인터뷰에서 “(GS칼텍스전) 4세트에 기회가 왔고 ‘프로다운 모습으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공격하는 족족 득점으로 연결됐다.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6연속 득점은) 혼자 낸 점수가 아니다. 언니들이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다”면서 “신인이라 상대팀이 저를 잘 몰라 당황한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내년도 고교 졸업예정자인 이다현은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됐고, 이후에도 10월 공식 입단 전까지 5경기 가량 고교 소속팀인 중앙여고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번 V리그부터 성인 무대에서 언니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이제까지 12세트(5경기)에서 19득점을 올렸는데 공격성공률은 무려 63.6%다. 득점 기회가 비교적 적은 센터인데다 교체 투입된 선수가 이 정도 득점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실책도 공격이 아닌 서브에서 단 1개에 그치는 등 탄탄한 기본기와 경기 집중력이 돋보인다.
팀 내 센터 경쟁 구도도 이다현을 채찍질 하는 요소다. 현대건설 중앙에는 국보급 센터 양효진과 지난해 신인왕 정지윤이 버티고 있다. 이다현은 높이 보강이 필요할 때 정지윤과 교체 투입되고 있다. 팀에서 막내지만 키는 185㎝로, 팀 내에서 양효진(30ㆍ190㎝), 외국인 선수 마야(31ㆍ187㎝) 다음으로 크다. 정지윤이 호쾌한 공격을 갖춘 파워 윙스파이커에 가깝다면, 이다현은 정통파 센터다. 큰 키와 빠른 몸놀림을 활용한 속공은 물론, 이동 공격까지 강력하다. 이렇게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진 센터는 흔치 않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둘의 스타일이 달라 상대에 맞게 준비할 수 있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다현은 “어릴 적부터 롤모델이 (양)효진 언니다. 옆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라며 “(정)지윤 언니는 배구 센스가 좋아 나쁜 공도 잘 처리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로부터 센터의 피를 물려받았다. 이다현의 모친은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류연수씨다. 역시 이다현과 같은 중앙여고를 거쳐 1990년대 실업 배구 최고팀이었던 선경에서 센터로 활약했다. 코트에서는 성인 못지 않은 당당함을 뽐내지만, 집에서는 18세 여고생으로 돌아간다. 이다현은 “훈련이나 경기 후 집에 가면 힘들어 위로 받고 싶은데 엄마는 ‘어려울 때일수록 냉정하라’고 충고를 많이 하신다”면서 “그럴 때면 ‘나도 알아’라며 짜증을 내곤 한다”며 웃었다.

이다현의 리그 초반 활약에 일각에서는 “신인왕이 2년 연속 현대건설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호영(18ㆍKGC인삼공사)의 활약이 아직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정지윤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배출했다. 이다현 역시 신인왕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다현은 “(정)호영이와 친한데, 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 발탁되는걸 지켜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그래서 (신인상이) 더 욕심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 블로킹 기본기와 리딩 블로킹(상대방 공격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 미숙한데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라며 “이 점을 계속 보완하고, 경기에서도 패기 있게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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