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인터뷰] 한국 찾은 파리아스, "포항 팬들이 보낸 사랑 잊을 수 없었다"
- 출처:스포탈코리아|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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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포항 스틸러스는 브라질 출신의 젊은 지도자와 함께 K리그에서 유례없는 매력적인 축구를 펼쳤다. 간결하면서 정확한 패스로 공격 중심의 축구를 펼쳤고, 다양한 전술로 불리한 경기를 뒤집으며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이후 사람들은 파리아스 매직이라 불렀다.
현재의 포항을 대표하는 아기자기하면서 공격 중심의 축구의 기반을 닦으며 포항을 K리그, 리그컵, FA컵, 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모든 대회의 정상에 올렸다. 바로 세르지우 파리아스(52) 감독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2009년 포항의 ACL 우승을 이끈 뒤 FIFA 클럽 월드컵 3위의 성적을 낸 뒤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10년 만인 지난 25일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포항을 떠난 뒤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알 와슬(UAE), 광저우 부리(중국) 등을 지도한 파리아스 감독은 올해부터 엘 가이쉬 SC(이집트)를 이끌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최근 중국 우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팀을 이끌고 참가했다. 대회를 마친 그는 일정의 여유가 생기자 한국 방문을 결정했다. 파리아스 감독 측은 “감독님께서 오랫동안 한국에 오고 싶어 하셨다. 중국에 온 만큼 한국을 잠시 들리기로 하셨다”고 전했다.
‘스포탈코리아’는 파리아스 감독의 입국에 맞춰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그는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밝게 웃었다. 인터뷰 후에는 그를 알아본 팬과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 한국을 떠난 지 10년이 됐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그동안 다양한 팀들을 맡았던 것으로 안다.
항상 경쟁력 있고 승리를 향해 강한 집념을 보여주는 팀들을 찾아 일해 왔다. 정확히 처음 포항에 왔을 때의 그런 모습, 즉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지만 ACL 같은 거대한 타이틀을 욕심내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한 팀들을 지도했다.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소속팀을 이끌고 중국 우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이 너무 가까운데 한국에 가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은 함께 역사를 만든 많은 친구와 영광들이 있는 나라다. 그들이 보고 싶어서 왔다.
- 포항을 떠난 뒤에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브라질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는?
브라질의 여러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내가 도전할 만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팀을 맡는 것을 늘 원했다. 브라질 팀들은 그런 내 선택 기준을 충족해 주지 못했다.
- 그동안 파리아스 감독의 K리그 복귀 루머가 많았다. 알고 있었는가?
알고 있다. 몇몇 팀들이 비공식적으로 연락을 했다. 특별한 결정은 하지 못했지만, K리그 팀들이 나를 (감독 후보로) 거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 한국 축구, K리그 소식은 꾸준히 접하고 있었는가?
늘 지켜보고 있었다. 나와 함께 했던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고, 전북 현대의 독주도 궁금했다. 내가 있었을 때는 포항이 다른 팀들과의 현저한 차이를 용납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프로축구인이고 언제나 진지한 설계를 하는 팀이나 리그에서 일하고 싶다. 한국 축구는 이미 내가 잘 알고 한국의 축구 마인도 잘 안다. 다시 복귀한다면 영광이다.
- 한국에서는 여전히 파리아스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2009년에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포항을 떠날 때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포항을 떠난 진정한 이유를 모른다. 나는 가족이 브라질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이유를 대곤 했지만 떠날 결심을 하게 된 것은 ACL 결승 전날의 일이었다. 구단 사장님과의 대화에서 구단에 영향력 있는 분들이 포항 선수 출신 감독을 선임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순간 굉장히 슬펐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ACL이 끝나면 떠나는 것이 맞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모든 프로가 그래야 하는 것처럼 돌아와서 (계약 중도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지불했다.
- 포항을 떠난 뒤에도 K리그 여러 팀이 감독 후보로 꼽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인이 볼 때 어떤 점에서 K리그 복귀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5년 동안 K리그에서 모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단지 감독을 선임하는 데 있어 그런 기술적인 기준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식적인 내 대리인이 없었다. 또한 늘 다른 팀을 맡고 있어 복귀가 쉽지 않았다.
- K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파리아스 감독이 포항 시절 선수로부터 돈을 받고 기용했다는 루머가 있다. 분명 사실이 아닌데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면?
나는 늘 선수를 기용하는 나의 기준은 언제나 전적으로 선수의 기량에 있다고 말해 왔다. 국적이나 나이는 개의치 않았다. 포항을 거쳐 간 외국인 선수 중 한국 선수들보다 형편없는 마인드를 가진 선수들이 많았다. 한국 선수들은 늘 나의 기준에 적합했고, 나는 늘 한국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다. 결국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이 불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바레즈는 대표적인 케이스고 다른 선수들도 같은 경우였다. 그들은 불만을 그들의 에이전트에게 토로했다. 유일하게 데닐손만 모든 부분에 특별한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였다. 마지막까지 나는 그를 모든 경기에 기용했다.
다른 오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공식적인 대리인이 있었으면 좀 더 이미지 관리가 나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포항을 지도하면서 하자가 있었다면 5년 동안 두 분(김현식, 김태만)의 사장님이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일하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 파리아스 감독은 K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지도자다. 자신에게 K리그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가?
내가 포항에 부임한 이후로 한국 축구는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상당히 수비적이고 공격에 조직력이 다소 부족했다. 공수전환도 느렸다. 나는 경기 모델을 많이 수정했고 경기는 더 매력적이고 경쟁력이 강해졌다.
-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도 많을 것이다. 어떤 기억들이 있는가?
물론이다. 한국에 대한 너무 좋은 기억들이 많다. 무엇보다 포항 팬들이 내 가족에게 보낸 사랑을 잊을 수 없다.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팬들이 타는 버스에 함께 타고 경기를 보러 다녔다. 내가 부재여서 받지 못했지만, 포항시가 명예시민으로 선정한 일들이 기억난다. 특히 한국 음식은 지금도 어디라도 찾아다니며 먹는다.
나를 선임하셨던 김현식 사장님이다. 그분의 용기와 젊은 외국인 감독에게 대단한 확신을 가진 그분의 담대함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나와 함께 했던 선수들, 아직도 현역에 있는 선수들, 부임 초에 나와 가족을 반겨 주시던 포항시민들의 모습은 잊지 못한다.
- 한국 방문 기간에 포항도 방문할 예정인가? 누구를 만나고 싶은가?
내일(2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대구전을 보고 싶다. 포항은 내가 재임하는 동안 주장이었던 김기동이 현재 감독이다. 대구는 브라질 출신인 안드레 감독이 지휘하고 있어서다.
- 자신이 K리그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나를 많은 우승을 한 감독으로 기억하지만 나는 우승 말고도 매력적이며 공격 중심의 축구를 한 진정한 프로 감독이었다고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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