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50분 동안 혈투 벌여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신예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유에스(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메드베데프와 4시간50분의 접전 끝에 3-2(7:5/6:3/5:7/4:6/6:4)로 이겼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85만달러(약 46억원)에 이른다. 2010년 유에스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나달은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이 대회 통산 네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두번째 승리이자 통산 19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나달은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0회)를 기록중인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나달이 승리하면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나달, 페더러 등 ‘빅 3’의 독주 체제는 올해도 계속됐다. 이들 세 명 외의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사례는 2016년 스탄 바브링카(24위·스위스)가 유에스오픈에서 우승한 게 가장 최근이다.

그러나 23살의 메드베데프가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라 허벅지 통증에도 불구하고 나달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빅 3’를 위협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준우승으로 세계랭킹이 4위로 올라섰다.

나달은 1세트와 2세트를 손쉽게 따내며 쉽게 우승에 다가서는 듯했다. 4강까지 매 경기를 2시간 안팎에서 치르면서 체력적으로도 메드베데프에 앞서 있었다. 3세트 들어 메드데베프가 198㎝의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추격을 펼쳐 7-5로 승리하며 분위기는 대등해졌다. 메드베데프는 기세를 몰아 4세트마저 6-4로 승리하고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갔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나달이 돋보였다. 나달은 5세트 게임스코어 2-2 이후 상대의 서브 게임을 잇따라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순식간에 게임스코어 5-2로 벌렸다. 나달은 서브 시간 초과 등 실수를 범하며 게임스코어 5-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을 끝내 지켜내 4시간50분의 접전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