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조현우(28·대구)가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첫 출항을 앞두고 본격적인 ‘쇼케이스’에 돌입한다.

벤투호에서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격전지로 손꼽힌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골키퍼 전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현우와 김승규(29·울산)가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덕분이다.

벤투 감독 체제에선 1년간 16번의 A매치에서 조현우가 4경기(4실점), 김승규가 11경기(4실점) 주전으로 출격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을 꿰차면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김승규에게 한 발짝 밀려난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뛰어난 선방 실력을 뽐내는 터라 카타르월드컵에선 누가 주전일지 예측이 어렵다.

조현우는 9월 A매치를 주전 탈환의 기회로 노리고 있다. 한국은 9월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 나선다. 두 경기의 활약상에 따라 주전 향방이 갈릴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둔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승규에게 아시안컵 골문을 맡겼다.

조현우는 유럽 진출이라는 강력한 동기 부여도 있다. 유럽 이적시장이 9월 2일로 마감하는 가운데 올 여름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연말이면 자유계약선수(FA)로 재차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조현우가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 뛸 수 있다면 독일 분데스리가 재도전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조현우는 대표팀 소집을 앞둔 마지막 K리그 경기부터 분위기를 달군다는 각오다. 그가 9월1일 상주 상무와 원정 경기에서 이번 시즌 12경기째 무실점 선방을 펼친다면 기분좋게 터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다. 조현우에게 상주전은 K리그 통산 200번째 출전 경기라는 의미도 있다. 대구의 한 관계자는 “(조)현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라며 “올해 K리그1 최다 무실점 기록을 유지한 채 대표팀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훈련에서 묻어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