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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그리고 '황현수-김원균-이웅희' 스리백, 판도를 뒤집다
출처:일간스포츠|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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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이 ‘1위‘에 등극했다.

서울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 42분 상주 자책골이 터졌고, 후반 35분 정원진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번 승리로 서울은 리그 개막과 함께 무패 행진을 달리며 3승1무, 승점 10점으로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서울이 리그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6년 11월 6일 전북 현대와 경기 후 무려 874일 만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서울의 리그 1위 등극은 놀라운 장면이다. K리그1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서울은 당초 우승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다. 상위권에서 경쟁할 팀으로 지목하는 이도 없었다. 알렉산다르 페시치,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 등 외국인 선수를 새롭게 영입하기는 했지만 서울 전체 전력을 상승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국내 선수 중 이렇다 할 영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북과 울산 현대와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그런데 지금 순위표는 서울이 전북과 울산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서울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핵심은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의 힘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말 위기의 서울을 구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하지만 팀이 K리그1 11위로 추락하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짧은 시간. 너무나 망가진 팀. 천하의 독수리라고 해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가까스로 강등 위기를 넘긴 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독기를 품으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일단 선수단을 완벽히 장악했다. 나태했던 선수들의 정신을 새롭게 무장시켰고, 있는 자원으로 최고의 조직력을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서울의 현실에 낙담하기 보다는 돌파구를 찾으려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부잣집 도련님이었는데 지금은 소년 가장이 됐다"고 말하면서도 "서울의 전력상 K리그 주도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다. 도전자의 입장이다. 나 역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선수들도 지난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도 선수들도 달라졌다. 협력,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무기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최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 서울 선수들은 뛰는 모습부터 달라졌다. 투혼과 투지를 불살랐고, 소극적이었던 경기력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그러자 무패 행진, 리그 1위라는 결실이 찾아왔다.

전술적으로도 성공적이다. 최 감독은 K리그 대표 ‘스리백‘ 감독이다. 최 감독의 주 포메이션은 스리백이고, 한 때 수비적인 스리백이라고 비판도 받았지만 최 감독의 스리백은 시간이 갈 수록 진화했다. 현재 서울의 스리백은 K리그1 ‘최강‘이다. 서울은 4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득점력은 화려하지 않다. 박주영, 페시치 등 최전방 공격수들도 아직 시즌 첫 득점을 신고하지 못했다. 서울의 공격력은 미완의 상태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황현수-김원균-이웅희로 이어지는 스리백은 틈을 주지 않았다. 이들 트리오는 4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뛰었고,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4라운드 상대 상주는 이전 3경기에서 3연승으로 리그 1위에 올랐고, 6골을 넣으며 팀 득점 1위를 달리는 팀이었다. 이런 팀을 상대로도 서울은 무실점을 이어갔다. K리그1 12개 팀 중 4라운드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팀은 서울이 유일하다. 황현수-김원균-이웅희 트리오가 만들어낸 벽의 효과다. 서울이 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도 그래서 공격이 아니라 수비다. ‘공격이 강한 팀은 팬을 얻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을 얻는다‘는 말을 서울이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리그 1위에 오른 뒤 최 감독은 수비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그는 "4경기 연속 무실점을 했다. 만족한다"며 "언젠가 실점을 할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 부분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선수단 전체가 수비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최대한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겠다"고 자신했다.

서울의 막강 스리백은 ‘슬로우 스타터‘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나게 만들었다. 최 감독의 서울은 언제나 시즌 초반 부진하다 중반부터 치고 올라갔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최고의 상승세를 탔다. 슬로우 스타터를 벗어난 서울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현재 K리그1은 서울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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