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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실명 공개는 국회에 거짓말했기 때문”
출처:세계일보|20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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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선수가 거짓말만 안 했어도 이렇게까진 안되었을 겁니다.”

최근 만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 관계자는 병역특례 봉사활동 부풀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장현수(27·FC도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 오지환(LG트윈스)의 금메달 획득 이후 전사회적으로 병역특례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그에 앞서 지난 8월 하 의원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 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 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병역특례제도 대상자 논란에서 봉사활동 부풀리기 의혹으로

특례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던 중 병역면제자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첫 문제제기는 지난달 2일 나왔다. 세계일보는〈2∼3시간 재능기부로 1일 최대 16시간 인정 ‘황제 봉사’〉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속에서 장현수는 축구선수 B씨로 등장했다. “2016년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축구선수 B씨는 규정에 따라 모교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동 2시간을 포함해 세 차례나 하루 14시간을 봉사했다고 인정받았다.”

기사에서는 예술·체육 병역면제자들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2년10개월 안에 특기활용 봉사활동 544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 기준이 일반 봉사활동가의 하루 최대 8시간 인정과 달라 ‘특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체육요원들은 하루 최대 16시간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황제 봉사’라는 비판이 일었고, 요원과 기관의 뜻만 맞으면 얼마든지 시간 조작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달 10일 채널A와 하태경 의원실은 축구 국가대표 A씨가 실제로 봉사활동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폭을 좁혔다. 하 의원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A 선수는 비시즌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서류를 제출했지만 증빙된 사진을 검토한 결과 A 선수가 봉사활동을 했다고 주장하는 12월18일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돼 폭설로 운동장이 온통 눈밭이었다”고 주장하며 거짓 봉사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에 상대로 거짓말한 장현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하 의원 측은 장현수에게 봉사활동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미 다수 정황 증거가 확보됐지만 그래도 장현수가 사실을 인정하는지 여부가 중요했다. 하 의원실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 측에 ‘장현수가 봉사활동 제대로 했다고 하더라’며 문제가 없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하 의원의 의혹 제기에 장현수는 에이전트를 통해 봉사활동 증빙서류가 문제없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하 의원실은 직접 나섰다. 이어 문체부의 현장조사 방침에 지난 26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린 게 사실”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하 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가 제대로 봉사활동을 시행하고 있는지 물었을 때 조작 사실을 시인하고 앞으로 제대로 하겠다고만 했어도 이렇게 실명을 공개하진 않았다”며 “그런데 국회에서 물었을 때 거짓으로 나온 건 위증에 해당된다. 그래서 실명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 의원실은 지난달 28일 “장현수 선수가 관계기관을 통해 조작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로 증빙할 경우 ‘경고 및 5일 복무연장 처분’의 징계를 받는다. 경고 처분을 8회 이상 받으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으나, 실제 그런 극단적 상황까지 가는 일은 없다고 하 의원은 설명했다.



◆거짓 대응 때문에 국가대표 자격까지 영원히 날린 장현수

대한축구협회의 상벌위원회 격인 공정위원회는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장현수의 ‘국가대표 선발자격 영구 정지’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장현수에게 벌금 3000만원도 부과했다. 서창희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현수가 했든 장현수 에이전트가 했든 거짓말 하나로 결국 실명이 드러났고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까지 떠안았다.

장현수는 협회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현수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합리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징계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수용하겠다”며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팬 여러분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장현수만 문제일까?

장현수 논란이 불붙자 문체부는 전수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체육 요원을 합치면 99명인데 육군훈련소 4주 기초군사훈련을 마치면 요원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그 사이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특히 예술요원의 실태가 더 심각하다. 2017년 병역 면제를 받아 예술요원에 편입된 태평무 무용가 A씨는 대부분 안성에 위치한 태평무 전수관에서 강습과 공연으로 봉사활동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강습으로 총 220여시간을 인정받았다. 지난 4∼6월은 주말마다 16시간씩 11차례 인증받았다. 상세내용을 보면 준비 2시간, 활동 10시간, 이동 4시간이다. 기관 홈페이지에 나타난 실제 공연시간은 1시간이었다. 활동시간 안에 이미 준비시간이 들어가 있는데도 중복으로 2시간을 더 넣었다.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시간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했다. 이와 같은 부실 요원이 적지 않은 가운데 문체부 실태 조사에서 얼마나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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